안준호가 군탈체포조가 되면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은 작품입니다.
1. 군대문화
군대를 다녀왔거나 곧 군대를 가야 하는 남자들에게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드라마입니다. 군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끔찍했는 지를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저 같은 사람에게는 전역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주고 입대 예정자에게는 예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입니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군대는 군대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제가 편안하게 군생활하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열받는 일이지만 설득할 방법도 없습니다. 겪어봐야 그 시대의 군대문화를 아는 거니까 말입니다. 물론 심각한 구타나 괴롭힘은 없었지만 정신적으로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별의별 사람들이 다 모이는 게 군대입니다. 당연히 다로 끝나는 문장으로 대화를 했어야 했고 이등병 때는 대답할 수 있는 문장은 5가지로 제한되었습니다. 선임들 군번은 다 외워야 해고 식당메뉴암기등은 기본이었습니다. 아침에는 가장 먼저 일어나서 자리를 정리하고 청소를 완료한 뒤 군복으로 환복하고 연병장에 제일 먼저 나가 있어야 했습니다. 조그마한 실수에도 집합을 해야 하고 초소에 나가면 일대 일로 갈굼을 당하게 됩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많은 더러운 군대문화들이 있습니다. 수사기술이 발달하면 범죄기술도 발달하듯이 군대에서의 불합리한 일들도 더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탈영을 한 사람은 별로 없어도 탈영을 생각해 본 사람은 대부분일 겁니다. 원작자은 이제 나아졌겠지라는 사람들의 안일한 생각과 싸우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2. 인물소개
안준호(정해인): 박범구중사의 눈에 들어서 군탈체포조가 되는 주인공입니다. 선임의 부당한 짓을 참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복싱을 했기 때문에 체포조로서의 역할에 적합합니다. 준호의 성향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호열(구교환): DP조장입니다.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탈영병 수사능력은 뛰어난 편입니다. 몸으로 뛰는 건 준호가 압도적이지만 융통성이 없는 안준호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선임입니다.
박범구(김성균): 군무일탈 담당수사관인 중사입니다. DP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군대 부조리에 맞서는 인물이며 병사들에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입니다.
임지섭(손석구): 헌병대장 보좌관으로 오게 된 대위입니다. 본인의 진급과 성과를 위해서라면 불합리한 지시도 서슴지 않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박범구와의 대립을 통해서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황장수(신승호): 말년병장이며 병영부조리의 중심에 있는 인간말종입니다. 후임들을 괴롭히는 것을 주 업무로 하고 있으며 전역하는 순간에도 제대로 된 반성은 하지 않습니다. 결국 탈영한 조석봉에게 납치당합니다.
조석봉(조현철): 안준호의 바로 윗선임입니다. 만화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황장수의 괴롭힘의 대부분이 조석봉에게 이루어졌습니다. 황장수의 전역과 함께 인내심이 무너지고 탈영해서 황장수를 납치하지만 결국 체포됩니다. 유도 유망주였지만 폭력이 싫어서 그만두고 미술을 전공하게 됩니다. 심성이 매우 착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인물입니다.
3. 느낀 점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내가 저 정도의 괴롭힘을 당한다면 하루도 못 참고 탈영했을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이 공개되고 나서 군대 관계자들은 요즘 시대와 맞지 않은 표현들이 많다고 지적했지만 그게 얼마나 헛소리인지 군필자라면 다 알 겁니다. 어느 시대든지 덜하냐 더하냐의 차이지 부조리는 반드시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와서 조금 나아진 이유는 오로지 모든 것이 오픈되는 시대의 흐름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것도 조금 나아졌다는 거지 지금도 여전히 군대에서 일어난 사건은 어떻게든지 덮으려고 하는 모습이 뉴스에 자주 나옵니다.
강제로 끌려와서 약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유도 없이 살아야 되는 것도 서럽고 힘든데 말도 안 되는 부조리까지 당한다면 그건 국가적인 학대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나아지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점점 더 빠르게 나아지는 대한민국 군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