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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송곳/노동조합,송곳,느낀 점

by 핸섬고메 2024. 4. 16.

JTBC특별기획드라마로 대형마트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권리를 되찾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노동조합이야기

이 블로그지기인 저도 노동자였고 노조에 가입되어 활동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단합의 힘이라는 것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기업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 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방영하는 당시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때는 노동조합이라는 것도 잘 몰랐고 왜 필요한지도 몰랐기 때문에 그냥 다른 세상이야기처럼 보였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된 후에 이 드라마를 제대로 봤습니다. 다만 저는 비정규직이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완벽하게 공감하지는 못했습니다. 극 중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치열하게 싸우거나 파업을 제대로 해본 적도 없습니다. 기껏해야 잔업거부정도였습니다. 물론 싸우고 파업하는 게 정답은 아닙니다. 문제는 노동자들이 겪는 차별적인 대우가 특히나 비정규직에 대한 잘못된 처우가 당연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노동조합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습니다. 일 안 하고 돈 많이 받아가려고 우기는 사람들로 생각하고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런 대우를 받는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그것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개선하고자 하는 의욕도 없고 그냥 죽어라 일하고 겨우 먹고사는 것이 당연한 듯이 살아갑니다. 

 

이 드라마는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억지를 부리는 것과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동조합은 그저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노동자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잃어버린 권리를 찾기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그 점을 알고 드라마를 감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송곳은?

뾰족하게 튀어나와서 찔리거나 거슬리게 만드는 존재, 주인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송곳은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제목이라고 보입니다. 드라마에서 그런 내용이 나온 것 같은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왜 노동자들은 날을 세워서 송곳처럼  거슬리게 기업과 나라를 찌르는 것일까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완벽하게 무시당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분들이 지하철에서 시위하는 것도 사람들에게는 그냥 사회에 피해를 주고 거슬리는 난동으로 보입니다. 노동조합이 이 나라와 사회를 망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 중에서도 왜 노동자들이 저렇게까지 싸울까 하고 깊게 생각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조금씩은 나올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송곳의 가시처럼 거슬리고 불편한 존재가 되어서 무시당하지 않게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조금 더 성숙해져서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바꾼다면 송곳의 가시도 점차 무뎌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느낀 점

이 드라마는 어찌 보면 우리의 가족, 친구, 이웃의 이야기입니다. 절대로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연히 노동조합도 완벽한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점이 많이 있습니다. 귀족 노동조합이라는 말도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모든 조직이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고치면 되는 것이지 그 문제 때문에 노동조합 자체를 부정해 버리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입니다.

작중에 나오는 마트나 일반적인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실 대체할 사람들이 많은 단순직이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노력 안 하고 공부를 안 해서 그런 일을 하니까 해고를 당하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공부만이 스펙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참고 일해서 쌓은 시간도 스펙입니다. 

제발 많은 사람들이 시야를 넓혀서 다양한 직업과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이렇게 흥분해서 글을 쓰기는 했지만 정신을 차리게 하는 명대사가 있었습니다.

"노동운동을 10년 해도 사장되면 노조 깰 생각부터 하게 되는 게 인간이란 말이요. 당신들은 안 그럴 거라고 장담하지 마.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뼈를 때리는 말이었습니다. 항상 스스로를 바로잡고 다양한 시선으로 관찰해서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할 거 같습니다.